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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은 논리로 움직이지만, 선택은 감각이 결정한다
‘이게 더 낫지 않나?’ 머리는 그렇게 말한다. 장단점을 따지고, 비교하고, 숫자를 세고, 결과를 시뮬레이션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지막 순간, 선택은 머리가 아니라 ‘느낌’이 결정짓는다. 분명히 A가 더 합리적이었는데, 나는 결국 B를 고르고 있었다. 나중에 후회하면서도 알 수 있다. “그때 이상하게 끌렸어.” <듀얼 브레인>은 이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우리는 늘 이성적으로 사고한다고 믿지만, 실제 결정권은 감정과 직관이 먼저 쥐고 있다. 좌뇌는 계산기처럼 움직인다. 분석, 언어, 논리, 순서, 계획… 이 모든 것이 좌뇌의 전문 분야다. 반면 우뇌는 이미지, 직관, 분위기, 감각, 연결성 같은 걸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좌뇌는 설명을 요구하고, 우뇌는 맥락을 느낀다.
문제는 우리가 대부분의 일상에서 좌뇌에만 마이크를 쥐여줬다는 점이다. 생각은 좌뇌에게 맡기고, 감정은 무시하고, 직관은 ‘비이성적’이라며 배척했다. 하지만 뇌는 둘 다를 갖고 있을 때 제대로 작동한다. 결정은 좌뇌가 내리는 게 아니라, 우뇌가 먼저 움직이고 좌뇌는 그걸 사후에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다시 말해, 당신의 ‘이성적 결정’은 사실 감각이 이미 정한 선택을 뒷받침하는 장치일 수 있다는 거다.
2. 우뇌가 멈춘 삶은 예측 가능하지만, 생기가 없다
하루가 흐르고, 일상이 굴러간다. 계획대로 움직이고, 할 일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차례차례 지워진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없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감각이 닫힌 걸 느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감정의 결도 흐릿하다. 무언가를 해도, 이전처럼 깊은 몰입이 오질 않는다. 이럴 때 우뇌는 오랫동안 침묵해 있었다는 신호다.
좌뇌는 구조를 짜고, 단계를 만들고, 세부사항을 정리한다. 그런데 그렇게 매끄럽게 짜여진 계획 안에서 반복되는 하루는 감각을 마모시킨다. 어느 순간부터는 보고도 못 보고, 느끼면서도 무감해진다. 정보는 넘치지만, 감동은 줄어든다. 우뇌는 그런 삶에 브레이크를 건다. 구조 바깥에서 갑자기 낯선 연결을 만들어내고, ‘이건 뭐지?’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문제는 그 충동을 무시하는 습관이다.
“이건 비논리적이야.” “그럴 시간이 어딨어.” 그렇게 반복되면 우뇌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다. 감각은 무뎌지고, 창의력은 멈추고, 삶은 평평해진다. <듀얼 브레인>은 이런 순간에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좌뇌의 효율 속에서만 살고 있지 않은가? 혹은, 우뇌의 속삭임을 들은 적이 언제였는가? 감각을 회복한다는 건 대단한 예술을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단지 하루 중 한 순간이라도, 계획이 아닌 느낌에 반응하고, 논리가 아닌 흐름을 따라가보자는 것이다. 그 작은 균열에서 우뇌는 다시 깨어난다.
3. 감각은 논리를 가르치고, 직관은 방향을 잡는다
우리는 판단을 잘하려고 노력한다. 여러 가지 조건을 비교하고, 손익을 따지고, 과거 데이터를 불러온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결정은 대개 좌뇌가 아닌 우뇌에서 나온다. 어떤 장면에서 느낌이 강하게 꽂힌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이다’ 싶은 직감이 온다. 어떤 아이디어가 비논리적이어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이 모든 건 우뇌의 작동이다.
우뇌는 단순히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게 아니다. 오히려 좌뇌보다 훨씬 더 많은 요소를 빠르게 종합하고, 몸의 반응까지 감지하면서 방향을 정한다. <듀얼 브레인>은 이걸 ‘두 개의 브레인이 조율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감각은 논리에 선행하고, 직관은 방향을 먼저 설정한다. 좌뇌는 거기에 질서와 이름을 붙이고, 실행 계획을 붙인다.
문제는 우리가 늘 좌뇌가 먼저라고 믿고 살았다는 거다. 똑같은 사안을 반복해서 고민해도 결정이 나지 않을 때, 회의만 길어지고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을 때, 삶이 딱딱해졌다는 느낌이 들 때, 그건 좌뇌가 과로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럴 땐 뭔가를 더 분석하기보다, 잠깐 멈추고 우뇌가 돌아올 틈을 줘야 한다. 산책을 하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생각 없이 흘러가는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다. 감각은 그렇게 다시 열린다.
4. 똑똑해지려고 애쓰기보다, 느낄 수 있는 여백을 만드는 쪽이 낫다
<듀얼 브레인>은 뇌과학을 말하지만, 결국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안에는 두 개의 목소리가 있다. 하나는 계산하고 판단하고 정리하라고 말하고, 다른 하나는 가끔은 멈추고 그냥 느껴보자고 속삭인다. 전자는 익숙하고 정당해 보이지만, 후자는 낯설고 비논리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살아보면 안다. 정말 중요한 선택은 늘 둘 다를 필요로 한다는 걸. 좌뇌로만 살아온 사람은 방향을 잃고, 우뇌만 좇는 사람은 현실을 잃는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조금씩, 이 둘을 조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단순하다.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생각 말고 감각에 집중하는 것. 매일 반복되는 구조에서 잠깐 벗어나, 소리나 색이나 냄새에 반응해보는 것. 그렇게 우뇌는 다시 깨어난다. 그리고 그때, 결정은 더 빠르고 정확해진다. 삶은 덜 흔들리고, 더 살아 있다. <듀얼 브레인>은 그걸 말한다. 똑똑해지려는 애씀보다, 느낄 수 있는 여백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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