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타심도 유전자의 전략일 수 있다면 이타적인 행동이 진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면, 그건 거짓일까?누군가를 도와주는 이유가 사실은 나 자신에게 유리해서라면, 그건 이기적인 걸까? 우리는 흔히 착함과 이타심을 고귀한 성품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는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부모, 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동료, 약한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 그 모든 행동이 순수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이기적 유전자』는 여기에 차갑고도 정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타심조차 유전자의 전략일 수 있다면, 그건 여전히 착한 행동일까?”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은 물론 모든 생명체의 본질이 ‘이기적 유전자’의 생존 게임 위에 있다는 전제를 제시한다. 우리가 지금껏 도덕적이라 여겼던 많은 행동들조차, 알고 보면..

■ 말하고 싶지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어떤 날은 말하고 싶은데, 동시에 들키고 싶지 않다. 마음속에 쌓인 무언가를 꺼내놓고 나면 조금은 나아질 것 같은데, 막상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깨져버릴까봐 두려워진다. 내가 털어놓는 그 말이 누군가에게 흘러들어가면서 내 진짜 얼굴까지 함께 흘러나가는 것 같고, 그 얼굴이 ‘생각보다 실망스러워’ 보일까봐 걱정된다. 그래서 아무 일도 아닌 척 애써 웃고, 감정에 이름 붙이지 않고 넘기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삼켜버리는 말을 하나둘 쌓아둔다. 『불완전함의 선물』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그런 순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던 아주 조용한 문장이었다. “내가 나라서 보고 싶었어.” 이 문장은 내게 외면당했던 어떤 조각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