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원래 엉망이다. 애써 꾸며놓은 규칙과 계획은 언제든 무너지고, 예기치 않은 고통은 너무나 정교하게 우리의 약점을 찔러온다. 누구도 이 삶에서 완벽히 벗어나 살 수 없다. 조던 피터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말한다. "삶은 고통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고통에 반응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고. 조던 <질서 너머>는 그 선택의 무게를 감당하겠다고 말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피하고 싶었던 질문과 마주했고, 어설픈 긍정 대신 의미 있는 책임을 붙잡는 법을 다시 배웠다.
1️⃣ 혼돈을 받아들이는 용기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뒷걸음질 친다. 불확실함을 싫어하고, 고통을 피해 숨는다. 하지만 피터슨은 말한다. "회피는 혼돈을 연장시킬 뿐, 결코 당신을 구해주지 않는다." 의미 있는 삶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도망치는 자신을 멈추는 일이다. 법칙1에서 그는 "의미 있는 책임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책임은 고통과 함께 온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사는 삶은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고통을 낳는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내가 감당하지 않고 있는 책임은 무엇인가?" 책임지는 사람은 무거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단단한 삶의 기반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다. 법칙3에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라"고 단언한다. 나는 여전히 불편한 말들을 꺼내는 데 서툴다. 하지만 나 자신과 관계 안에서 진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표면에 떠 있는 인생만 반복하게 된다. 숨기고 감추는 순간, 진짜 혼돈은 내부에서 자라난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무너지기 시작한 인간관계를 나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 혼돈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아도 다가온다. 선택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그 혼돈 앞에서 움츠러들 것인가, 정면으로 응시할 것인가이다. 피터슨은 우리가 피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걸 뼈저리게 알려준다.
2️⃣ 자기 자신을 세우는 기술
고통을 마주했다고 해서 갑자기 삶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다. 혼돈을 지나온 당신은 이제 자기 안의 질서를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법칙4는 "규칙과 구조를 유연하게 활용하라"고 말한다. 나는 '완벽한 루틴'을 몇 번이나 짜봤지만, 늘 실패했다. 그건 규칙이 잘못된 게 아니라, 내가 규칙에 눌렸기 때문이다. 피터슨은 말한다. "질서는 당신을 구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한 기반이다." 규칙은 삶을 고정시키는 틀이 아니라, 혼란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법칙5는 "무의식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라"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느끼고 있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흘려보낸다. 반복되는 불안, 설명할 수 없는 무기력은 내면의 경고음이다. "당신의 감정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 단지 언어가 아직 따라가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불안의 정체를 문장으로 적어나가면서, 처음으로 내 안의 '무명의 감정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칙10 "자신의 비극을 이야기로 바꿔라" 누구에게나 비극은 있다. 하지만 비극을 말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시작할 때,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의 포로가 아니다. 오히려 나만의 서사를 가진 서사자가 된다. 내가 겪은 아픔을 이야기로 말하는 순간, 그것은 내 삶의 일부가 된다. 더는 나를 해치지 못하는 방식으로.
3️⃣ 관계 안에서 나를 확장하기
삶은 혼자 이겨내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다치고, 관계 속에서 치유된다. 고립된 성장은 환상에 가깝다 진짜 성장은 타인 앞에서 들키고 흔들리며 이뤄진다. 피터슨의 마지막 네 가지 법칙은 '관계'와 '연결'의 힘을 강조한다. 법칙6에서는 "과거의 교훈을 전수하라"고 말한다. 이는 단지 조언하라는 말이 아니다. 삶을 통째로 나누라는 의미다. 당신이 얻은 통찰은 다른 누군가의 혼돈을 통과하는 데 '지도'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자기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는 걸 본 순간, 나는 내가 경험한 고통의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법칙9는 "가까운 이들과 솔직하게 연결되라"고 말한다. 쉽게 보이지만 정말 어렵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감정 표현을 줄인다. 익숙함 속에 방치된 말들은 점점 감정을 죽인다. "말하지 않으면, 결국 관계는 무너진다." 나는 대화보다 침묵을 택한 수많은 순간이 관계를 갉아먹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법칙12 "감사와 경외의 시선을 회복하라." 이건 예쁘게 살아보자는 말이 아니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쉽게 파괴자가 된다. 우리가 감탄을 잃을수록 세상은 단조롭고 무의미하게 흐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소모품처럼 살아가게 된다.
마치며
<질서 너머>는 당신이 외면해온 질문들을 질서 정연하게 다시 꺼내놓는다. 고통을 미화하지 않고, 회피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책은 스스로를 감당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끝까지 읽을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확신하게 되었다. 혼돈을 피해 돌아간 사람은 끝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의미란 그 한가운데를 관통한 사람만이 스스로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자기계발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스크립티드, 누구의 각본으로 살고있는가 (0) | 2025.04.10 |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성공하는 아이디어에는 곡선이 있다 (0) | 2025.04.10 |
클루지, 우리 뇌는 원래 좀 엉성합니다 (0) | 2025.04.09 |
시작의 기술, 괜찮다고 멈춰있는 당신에게 (0) | 2025.04.09 |
부자의 사고법, 생각이 먼저 부는 그다음이다 (0) | 202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