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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생각에 관한 생각, 느낌에 속지 않고 살아남는 법

by 모마모 2025. 4. 10.

느낌을 의심하는 사진

1. 무언가 확실하다고 느끼는 순간, 의심이 시작돼야 합니다

"이건 그냥 느낌이 맞아." 이 말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얼마나 확신에 차서 내뱉고 있을까요? 대니얼 카너먼의『생각에 관한 생각』은 인간의 판단 구조를 깊숙이 파헤치는 책입니다. 단순히 사고방식이나 논리력 향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했다'고 믿는 거의 모든 순간이 실제로는 생각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판단은 '느낌'과 '익숙함'으로부터 비롯되며, 그 위에 이유를 덧씌워 놓았을 뿐이라는 겁니다. 카너먼은 이 현상을 시스템1과 시스템2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시스템1은 빠르고 자동적이며 직관 중심입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릴 때, 처음 보는 사람을 단번에 평가할 때, 이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항상 오류를 동반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시스템2는 느리고 계산적이며 체계적입니다. 근거를 탐색하고, 정보를 비교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과정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귀찮고 에너지 소모가 커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쓰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는 착각을 하고도 확신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스템1이 내린 판단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하고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자연스러움이 진실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진짜 사고는 그 익숙함을 의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2. 나는 '판단한 것'이 아니라, '반응한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건, 판단 실수보다 그 실수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카너먼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자신도 모르게 시스템1의 영향 아래 결정을 내리는지를 수많은 실험과 예시를 통해 보여줍니다. 심지어 숫자 추정, 가격 비교, 의사 결정 등 아주 단순한 문제조차도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보다 훨씬 더 '느낌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합니다. 가령, 다음 중 더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은 무엇일까요?

  1. 홍수
  2. 천식

대부분은 '홍수'라고 답하지만, 실제로는 '천식'입니다. 홍수는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만 천식은 조용히 일어나고 조용히 지나갑니다. 이처럼 우리는 정보 자체보다 정보의 노출 빈도나 감정적 반응 강도에 따라 판단을 왜곡합니다. 이 지점에서 자기계발의 첫걸음이 시작됩니다. '나는 생각하고 있다'는 믿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진짜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익숙한 반응을 이유처럼 말하고 있는 건가? 카너먼은 말합니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설명은 선택 이후에 그럴듯하게 포장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반응은 즉각적이지만 해석은 그 후에 따라붙습니다. 즉,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이 먼저 있었고 나는 그걸 설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책표지 사진

3. 똑똑해지려 하지 말고, 덜 틀리려고 노력하라

읽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팁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가장 유용한 것은 이 문장입니다.

“사고의 목표는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덜 멍청해지는 것이다.”

 

이 말이 가진 힘은 단순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개선하려 할 때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정답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오답을 인식하고 줄이는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실천 몇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반사적으로 내리는 판단은 무조건 한 번 멈춰본다
    (특히 감정이 앞설 때일수록 의심해야 함)
  • “왜 그렇게 생각했지?”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습관화한다
    (이 질문만으로도 시스템 2가 작동하기 시작함)
  • 결정 전, 최소한 2가지 다른 해석 가능성을 떠올려본다
    (흑백논리에서 벗어나는 훈련)
  • 정보의 양보다 정보가 어디서 왔는지를 본다
    (노출이 많다고 진실은 아님)

자기계발은 결국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반복 연습입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내가 얼마나 자주 틀리는지를 자각하는 일에서 출발합니다.『생각에 관한 생각』 은 그걸 우리에게 정확히 인식시켜줍니다. 단순히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못 생각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 묻는 책입니다.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인 순간부터 더는 '그냥 느낌'에만 기대고 살 수는 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