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자극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조차 괜히 불안해집니다. 소파에 앉아 쉬고 있는데도 머릿속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휴대폰을 내려놨다 싶으면 또다시 손이 가죠.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만 멈춰 선 건 아닐까' 그 조급한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흔듭니다. <러쉬!>는 바로 그 불안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왜 우리는 가만히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가?" 그리고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에게 아주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바쁜 걸까?" "그리고 이 바쁨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 그리고 세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그는 경쟁은 선택이 아니라 본능이며, 우리는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병든다고요. 이 책은 단순히 '속도를 늦춰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우리는 왜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려는가?"
1. 우리는 경쟁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익숙한 철학적 문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문장은 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조금은 불편할 만큼 날카롭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피하려고 애씁니다. 빠르게 성공한 사람들, 화려한 커리어, 비교를 부추기는 SNS 속에서 "나는 그 전쟁에 끼지 않을래"라고 말하는 게 더 지혜로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소모적인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살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러쉬!>는 그 반대편에서 한 가지 불편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꺼냅니다.
“우리가 경쟁을 피하고 싶어지는 이유조차, 결국 더 나은 생존을 위한 전략일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세 유인원의 실험은 이 메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가장 따뜻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유인원이 오히려 가장 먼저 죽었다는 사실. 편안함이 생존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안락함이 도전을 앗아가고 본능을 무디게 만든다는 것. 반면, 적당한 자극과 불확실성이 있는 환경에 놓인 유인원은 더 오래 생존했고, 적응력도 높았습니다. 그 실험은 단지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너무 편한 삶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경쟁을 피하고 싶다는 마음,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꼭 남과의 싸움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조금이라도 다르기 위한 작은 시도, 그게 바로 건강한 경쟁일지도 모르니까요. <러쉬!>는 말합니다. "우리는 경쟁하며 존재한다." 그건 더 잘 살아보려는 의지이자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몸짓이라는 걸요.
2. 아기의 사과 소스 = 어른의 피드 새로 고침
책 속에서 또하나 인상적인 장면 하나는 아기의 행동 실험입니다. 아기는 일부러 사과 소스를 바닥에 흘리고, 그걸 치우는 부모의 반응을 보며 흥미로워합니다. 그리고 다시 소스를 엎습니다. 이건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내가 무언가를 했을 때, 세상이 반응한다"는 걸 배우는 과정입니다. 이 자극-반응의 원리를 익히면서 아이는 '존재의 감각'을 키웁니다. 반대로, 이런 경험 없이 자란 아이는 나중에 정서적인 무감각을 겪게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은 아무 반응도 없고, 자신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감각. 그건 어른에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알림이 오지 않았는데도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소셜 피드를 새로고침하며, 세상이 여전히 나에게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죠. 우리는 자극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자극을 찾아 움직이는 존재라는 것. 그 사실을 이 책은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3. 멈추지 않는 이유가 중요한 순간
많은 책들이 '천천히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러쉬!>는 묻습니다.
“속도를 줄이기 전에, 당신은 왜 달리고 있나요?”
단순한 쉼이나 힐링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움직이는 그 이유가 '진짜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것인지' 되묻게 만듭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무기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나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지?'라는 질문 앞에 멈추게 되죠. 그런데 멈추는 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질문을 품은 채 계속 나아가는 것, 그게 이 책이 말하는 본능적인 에너지입니다. 진짜 경쟁은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내 안의 무기력, 나태함, 조급함과의 싸움일지도 모릅니다. 그걸 이겨내고 다시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일,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달리는 이유 아닐까요?
🌱 [마음에 새긴 생각]
"우리는 경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 경쟁은 꼭 남을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닙니다. 살아있다는 실감, 세상과의 반응, 나자신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그것이 진짜 본능적인 에너지입니다. 움직이고, 반응하고, 느끼는 것 그 자체가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니까요. 이제 우리는 압니다. 나는 움직인다, 고로 살아있다는 것을요. <러쉬!>는 속도보다 방향을, 경쟁보다 생동감을 이야기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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